안녕하세요
저니 짱입니다
월요일은 시어머니의 외래 진료가 있어
대학병원에 동행했어요
하루에 무려 과를 3개나 봐야 하더라고요
9시 10분 내분비 내과
1시 30분 혈액종양
2시 30분 심장내과
시간표가 후들후들이네요
아픈 사람이...
가는데 30분 정도 걸려요
시간표가 엉망이죠...
오전 진료만 가능한 선생님
오후 진료만 가능한 선생님
뭐 그래서 그런가 봐요
오전 타임 오후 타임
두 번 갔네요
아빠도 3년 이상 병원을 다니고
시어머님도 2년이 넘게 병원을
다녔는데
제가 이렇게 외래를 따라간 건
처음이네요
아빠는 늘 엄마가
시어머님은 늘 형님과 아버님이
같이 동행을 했거든요
그동안 일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병원은 출근 말고는 딱 질색이에요
갈 만큼 갔잖아요 ㅋㅋㅋ
평생 다닐 거 다 가봤다고 하는요
병원은 무서워요
그런데...
다녀와 보니 사람이 참 간사하더라고요
이래저래
불친절하다고 느끼면서
바쁘지... 그래
이해하다가도
그래도 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좀... 친절한 편이지만
친절하게 말하면서도
속에서는 용광로가~~~
그래도 아닌 건 확실히 아니라고 하는 편이에요
가끔 사이다! 날려요
(진짜 말 안 통하는 경우)
그래도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친절하냐?
나는 못 한다...
라고 이야기하면
친절해라! 나도 억지로 하는 거고
돈 받고 하는 친절에 인색하지 말고
나처럼 뒤에서 욕하고 풀어요~
했네요.
(저희 병원분들은 제가 엄청 착한 줄 알아요)
그리고 어디서
간호사들 불친절하다 어쩌고 저쩌고 하면
기분 나쁘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해서
모든 간호사가 불친절하다는 말은 듣기 싫어요
누가 흉을 보면 오죽했으면!이라는 말로
간호사의 편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저는 뒤에서는 난리 납니다~~~
누가 어쨌고 누가 어째서
내가 이랬는데....
하지만 후배보다는 선배한테 징징거리죠
그럼 위로를 얻고
그럼 저의 친절은 더 강해지면서
저의 투덜거림 또한 어마 무시해요...
그래도 투덜거릴 때 선배님들은 항상
잘했다고 토닥거리지
야! 한판 하지 그랬어! 하시는 분 없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푸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가보니
왜 저러는지 알면서도
차가운 말투와
설명 없는 기다림
확신 없는 대답을
듣다 보니
짜증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아버님 어머님과 있어서
별말은 안 했어요-착한 며느리인 줄 아셔서...)
그리고 보호자가 되고 보니...
약자가 된 것 같네요
당당하게 말하면 피해 갈까
움츠려 들게 되더라고요
하나만 예를 들자면... 이게 제일 짜증 났어요
1시 30분 예약을
그냥
"교수님이 병동 환자 보호자 면담 먼저
하시겠다네요"
라는 말로...
1시간 이상 미루었어요
하하하....
저희는 오전 진료 끝나고
집에 갔다가
1시 30분 진료면
일등이니 일찍 가자 해서
이미 30분을 기다렸는데....
환자가 집에서 여기까지 와서 기다리는데
왜? 병동 환자 보호자 먼저 면담을
하는지 설명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죄송한 표정 한번 지어주고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요 잘못은 교수님이 하신 거죠
예약 있으면 병동 환자 보호자에게
면담시간을 예약 이후로 하자고 해야 하는 게 정상이죠
응급이 아니라면요
응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멀쩡하게 서있는 환자랑 보호자 더라고요
저희는 멀쩡하게 잘 서 있기 힘드세요...
로비에 누울 수도 없고
2시 30분 진료 먼저 보고
그 이후에 1시 30분 예약진료를 보고 나니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게다가...
암이 또 재발
폭발하는 줄요
교수님 또한 들어가자마자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사람을 보는둥 마는둥
오래 기다렸죠...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어요...
라는 말도 할 줄 모르더라고요
그래도 좋다고 하면 그깟 시간 괜찮습니다!
약을 계속 바꾸어도 계속 재발하는 거라
이제는 그냥 호스피스 개념으로
이렇게 외래를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내는 게 좋을 것 같다.
입원을 하게 되면
남은 여생 보호자도 못 보고
병원에 있을 수 있다
좋아질 확률은 10%도 안된다.
하는데
저는 뒤에 앉아 있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충격받을까...
생각했어요
아무리 치매라도
엄청남 치매가 아니에요!
그 정도는 기억하고 들을 수 있는데
왜 그런 이야기 할 때
나가 계시라고 안 하나요...
아무튼 모든 진료가 끝나고
아버님은 그래도 치료하고 싶다 하셔서
입원 수속까지 하고 왔어요
(예약이네요 이것도)
예약 수속인데도
1시간 기다리고....
아픈 사람만 고생이네요 ㅠㅠ
정작 어머님은 잠깐 피 뽑을 때만
있어도 되는데
오전부터 오후까지... 제가 다 지친요
잠깐 집에 다녀오지 않았으면
진짜 힘들 뻔요
그리고 대기하면서
기다리며...
많은 분들이 보이더라고요...
정말 다리가 손가락같이 가늘고
휠체어를 겨우 타고 있는 몸은
자꾸만 앞으로 숙여지고
진료를 보고 나와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고
여기저기 부속품들을 달고 다니시는...
저희 아빠도 그랬네요
여기저기 구멍에서
분비물을 빼주고
여기저기 과를 전전하고....
아빠는 그렇게 3년 고생을 하시고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힘들다 아프다는 말 하신 적이 없네요
제가 옆에서 살뜰히 챙기지 않아
듣지 못했을 것도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시네요
저는 힘든데
어머니는 힘들다 아프다 말씀을
안 하시네요
그저...
내가 이렇게 아파 반찬 못 챙겨줘서
어쩌나 하시더라고요...
금요일이면 장 봐서 주말에 반찬 다 나눠줘야
하는데... 하시는데
저는 그 말 듣고 솔직히
헉! 했어요
어머님은 주말에 자식들 불러서
반찬 해주시는 게 낙인데
저는 그게 스트레스였거든요
언제 올래? 반찬 해줄게
밥 먹고 가라
아프시기 전에는
주중에 계속 전화가 왔어요.
진짜 밥을 해주시고
반찬을 담아 주셨으면 좋은데
반찬을 같이 해야 하고
밥을 차려서 먹는 시스템에
저는 당혹스러웠거든요
재료 손질하고....
아마 그때 요리에 대한 로망이
사라졌나 봐요
5 식구의 재료 손질은
저에게는 어마어마한 것이라...
일을 시작하며 안 하고...
저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어머님은 계속 생각이 나시나 봅니다.
그런 게 엄마의 사랑이죠...
저는 나중에 나이 들면 어머님한테
어머님 그때 그렇게 부르니깐
힘들더라~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했는데
이제는 아프셔서 못하겠어요
벙어리 10년 끝났는데 말이죠 @@
저를 좀 기다려 주시지...
아프시네요
이제 다시
치료냐! 완화냐! 의 길에서 고민을 해야 하네요
매번 가능성이 없다고만 했는데
완치하긴 했거든요...
그러나 그 완치의 기간이 너무도 짧게
다시 재발 ㅠㅠ
이게 바로 혈액암의 무서움인가 봅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정을 해서!
입원한다면
하루라도 빠른 게 좋다는데
무엇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사이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네요
대학병원 외래 진료의 끝은
제가 녹초가 되었다는요
다음날 코로나 검사도 해봤네요
기침에 전신통이~
긴장했나 봐요...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안 아픈 게 최고 맞는요
이웃님들도 부디 아프지 마시고
건강 챙기세요
아프신 분 보호자분들도 진짜
대단하심을 느꼈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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