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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함께 끄적끄적

계란후라이 잘 하는 아이 - 요양병원화재

by 저니짱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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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병원 화재 - 몇해전 뉴스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 소식은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내가

마음한켠 자리하고 있는 고민들...(부끄럽지만) 이기도 했다 

나는...목욕탕에서 불이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들었다.

얼굴만 가리고 재빨리 탈출해라

농담반 진담반인 그 재치있는 답이 그저 우습기만 했다.

 

10살 무렵 나는 우리동네에 이사온 나보다 어린동생과 친해져

함께 자주 놀았던때가 있다.

아빠와 함께 살던 그아아의 집에는 아빠가 없는시간이 많았고

놀다보면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기도 했다

계란을 탁 까서 알맞게 익힌후 밥위에 간장 참기름을 

비벼서 같이 먹자고 한 아이

나에게는 그저 우아~대단한 요리솜씨가 아닐수 없었고

덜 익은 노른자가 밥과 잘 어울려

엄마의 바짝 노른자보다 더 맛있었다.

 

불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했던 우리엄마

그리고 불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는 엄마가된

나의 모습에서 대범했던 그 어린소녀가 생각난다.

늘 밝고 재치있는 그아이가

 

화재시 나는 응급구조반이다

차라리 나에게 대피유도를 담당하게 했다면 좋았을텐데 라고

혼자 생각해 봤따.

한명이라도 데리고 나온다면 나는

내할일을 다했다! 라고 합리화를 할텐데

 

응급구조반이라니...

내가 최전선처럼 느껴지면서

불나면 그냥 뛰어 나가면 안될까?

(나도 내가 소중한 일인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다수인데...)

뉴스를 듣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내옆에는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집에가겠다고

엘레베이터를  부술듯이 때리려 하고,같은말을 수십번 반복해서 

집에서 같이 살수 없는...환자들이 옆에 있어서 

더 그런것 같다

 

 

그렇지만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알고 있다

요양병원은 부모를 버려둔곳이 아님을...

화재시 "no"하고 뛰쳐 나올수 없는 이유중 하나이고

나를 위해 살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하는것이 나를 위해 사는것이다

 

비록 저 위의 화재발생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도 말이 많았지만...

개선된 사항이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전에도 화재가 발생한곳이 있었고

그전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것이 많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어찌보면 달라진건 없다

 

한정된 인력에서 똑같은 교육을 할뿐이다.

어찌하여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를

겨우 몇명이서 구해낼수 있을것인가...

게다가 화재는 밤에 잘일어나고

외진곳이라면 더욱이 힘들었을것이다

 

의료진을 앞세워 사과하는것이 올바른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들 또한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았을까...

최선을 다하고도 얻은 결과이면 얼마나 허망할것인가...

사과도 중요하지만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고 팩트인것을...

 

최고의 결과를 얻을수는 없지만 

상황이 닥치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우리들의 아이가 계란후라이를 잘 굽는 아이가 될지라도 말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화재가 아니라 코로나 19로 많은분들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고 계실까 

생각해 봤다.

의료대란...

그중심에서 나보다 너를 생각하는

의료진에게  찬사를 표한다

비록 최고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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